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김채연(수리고)이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라는 난적을 꺾고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데는 '엄마표' 의상과 반찬이 적잖은 힘이 됐습니다.
김채연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9.07점, 예술점수(PCS) 68.49점을 합해 147.56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71.88점과 합해 총점 219.44점을 획득한 김채연은 211.90점을 얻은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카모토의 금메달이 유력하다는 예상을 깬 결과다.
2022~2024년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싱글 3연패를 이루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단체전 은메달과 여자 싱글 동메달을 수확한 사카모토는 무척이나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혔다.
긴장감을 이겨내고 침착하게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 김채연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총점에서 모두 개인 최고점을 작성, 예상을 보기좋게 깨고 금메달 획득의 기쁨을 누렸답니다.
피겨 선수로는 다소 늦은 11살의 나이에 피겨 선수의 길로 들어선 김채연은 국내에서도 2인자에 머물다가 2024년 4대륙선수권대회 은메달,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따며 1인자로 올라섰고, 아시아 정상에도 섰다.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한 비결에 대해 김채연은 "우선 내가 피겨를 좋아하는 마음이 무척 크다. 나중에 후회를 남지 않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라고 스스로 분석했다.
2023~2024시즌 성장세가 한층 매서워진 것을 두고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심리 선생님과의 상담, 실전과 비슷한 환경에서의 연습이 도움이 됐다"며 "점프 퀄리티를 높이려고 노력한 것도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답니다.
김채연에게 힘이 된 요인은 또 있다. 바로 어머니의 뒷바라지다.
김채연의 어머니 이정아씨는 김채연이 입는 경기복을 손수 제작한다. 한 관계자는 "김채연의 어머니가 의상에 대한 감각이 있으신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채연은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준 의상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는 "다른 선수들은 의상실에서 맞춰 입는 편인데, 엄마가 만들어줘서 옷에 대한 애착이 더 큰 편"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공수해 온 엄마표 반찬은 하얼빈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김채연이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체중 관리가 필수인 피겨 선수들은 대부분의 음식이 기름진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에 김채연은 햇반과 어머니가 손수 만든 반찬을 가지고 왔다.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명이나물이다.
김채연은 "엄마가 만들어신 반찬을 먹으니 힘이 나는 것 같다"며 "오늘 경기를 앞두고 아침, 점심 반찬으로 명이나물을 먹었다"며 활짝 웃었답니다.
사카모토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금메달을 딴 김채연은 다음주 안방에서 열리는 4대륙선수권대회까지 기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3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도 기다리고 있다.
김채연은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의 느낌을 그대로 쭉 이어갔으면 좋겠다. 앞으로 발전할 부분을 찾아 메워나가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세계 1위' 꺾고 역전 우승…김채연 "금메달 예상 못 해, 사카모토 이겨보고 싶었다" -2025. 2. 13
제대로 일을 냈다.
김채연(수리고)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9.07점, 예술점수(PCS) 68.49점으로 총점 147.56점을 빚었다.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전체 24명 중 1위에 올랐다.
지난 12일 쇼트프로그램서 기술점수 39.82점, 예술점수 32.06점, 총점 71.88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프리스케이팅서 맹활약하며 최종 총점 219.44점을 달성했다. 쇼트, 프리, 총점까지 세 부문서 모두 개인 공인 최고점을 경신했다. 더불어 역전 우승에 성공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자신의 첫 동계아시안게임서 곧바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 피겨 선수가 동계아시안게임서 메달을 챙긴 것은 1999년 강원 대회 양태화-이천군(아이스댄스 동메달), 2011년 알마티 대회 곽민정(여자 싱글 동메달), 2017년 삿포로 대회 최다빈(여자 싱글 금메달)에 이어 4번째다. 김채연은 직전 아시안게임이었던 삿포로 대회 최다빈에 이어 한국 피겨 여자 싱글의 2회 연속 우승을 완성했습니다.
쇼트프로그램 1위는 일본의 톱 스케이터 사카모토 가오리였다. 사카모토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동메달리스트이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2022~2024년)를 이룬 선수다. 세계랭킹 역시 1위로 단연 최강자다. 쇼트프로그램서도 총점 75.03점을 만들었다. 김채연(세계랭킹 3위)과는 3.15점 차였다.
프리스케이팅서 사카모토는 기술점수 65.92점, 예술점수 71.95점, 감점 1점으로 총점 136.87점(2위)을 기록했다. 연기 후반 점프 과제서 넘어져 수행 점수(GOE) 2.65점을 잃었고 1점 감점으로 이어졌다. 최종 총점 211.90점으로 은메달을 품었다. 동메달은 일본의 요시다 하나 몫이었다. 쇼트프로그램 68.76점(3위), 프리스케이팅 136.44점(3위)으로 총점 205.20점을 올렸다.
이날 김채연은 24명 중 23번째로 은반 위에 섰다. 칼 휴고의 '내면의 속삭임'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더블 악셀과 트리플 루프를 깔끔하게 선보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살코까지 클린 처리했다.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은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수행했답니다.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성공해 기본 점수 11.11점과 GOE 1.65점을 획득했다.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서도 기본 점수 10.12점과 GOE 1.42점을 챙겼다.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 역시 문제 없이 소화했다.
스텝 시퀀스를 레벨 4로 처리한 김채연은 코레오 시퀀스에 이어 플라잉 카멜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각각 레벨 4로 해결하며 연기를 끝마쳤다.
경기 후 김채연이 믹스트존에서 인터뷰에 임하는 사이 마지막 순서인 사카모토가 연기를 마무리했다. 이어 사카모토의 결과가 나왔고, 김채연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김채연은 "편하게 보고 있었는데 내가 금메달이라고 하니 믿기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금메달을 따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딸 수 있게 돼 정말 행복하다"며 "아침부터 걱정도 하고 떨기도 했다. 금메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전혀 안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다 보여드리자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 잘 돼 결과가 따라온 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답니다.
세계적인 스케이터 사카모토를 꺾을 정도로 기량이 발전했다. 김채연은 "피겨를 너무 좋아한다. 이왕 하는 거 후회 안 남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인데 그게 원동력인 것 같다"며 "사카모토는 정말 잘하는 선수라 이길 수 있을 거란 생각을 못해봤다. 한 번쯤은 이겨보고 싶었는데 큰 대회인 아시안게임에서 이겨 영광이고 뜻깊다"고 힘줘 말했다.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돌입할 때 어떤 마음가짐이었을까. 김채연은 "쇼트 때보다는 덜 떨렸다. 계속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최대한 긴장한 게 티나지 않도록 노력했다. 막상 음악이 시작되면 음악에 집중하는 편이다"고 돌아봤다. 그는 "경기장이 덥고 긴장도 해 연기를 마친 뒤 '힘들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이후 키스 앤드 크라이존에 앉아 '해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쇼트, 프리, 총점서 각각 개인 최고점을 갈아치운 것도 고무적이다. 김채연은 "아시안게임에서 해냈다는 게 가장 좋다. 큰 대회에 임한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됐는데 메달까지 따 좋은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며 "앞으로 수정해야 할 부분을 채워 나가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크다"고 미소 지었다.
정신적으로도 강해졌다. 김채연은 "멘털 면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심리 선생님과 상담한다"며 "점프 퀄리티를 높이려 연습을 열심히 했는데 이번 시즌에 잘 되고 있어 기쁘다. 연습 때도 실전처럼 하나하나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고 전했습니다.
오는 19~23일 서울 목동에서 펼쳐지는 ISU 사대륙선수권에도 출전한다. 14일 귀국 후 15일부터 곧바로 훈련을 재개할 계획이다. 김채연은 "아시안게임의 흐름을 그대로 쭉 이어나갔으면 한다. 더 발전해야 하는 부분을 찾아 메우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더 노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약 1년 앞으로 다가왔다. 김채연은 "이번 아시안게임으로 예행 연습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올림픽에 꼭 참가하고 싶다"며 "올림픽은 피겨를 시작했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다. 선수 생활의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올림픽에서는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각오를 다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