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 8차 변론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게 법적 근거를 따져 묻는 김계리 변호사를 말리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13일 오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8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에게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작성한 체포조 메모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이동찬 변호사에게 귓속말했고, 이 변호사는 "이 부분은 피청구인(윤 대통령)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안다. 한두 가지만 직접 질문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문 대행은 "(질문 내용을) 적어주십시오"라고 불허했다. 이에 김 변호사가 "지금 시간이 가고 있다"고 항의하자, 문 대행은 "그 시간 드리겠다. 시간 중단해 주십시오. 적어서 대리인에게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마이크를 앞으로 당기며 "적어서 할 문제가 아니라 제가 좀…규정상 본인이 직접 물을 수 없게 돼 있나"라고 질문했답니다.
문 대행이 "그러려면 저희가 평의를 다시 해야 한다"고 하자, 김 변호사는 "규정 근거가 뭐냐"고 목소리 높였다. 이때 윤 대통령은 황급히 김 변호사 팔을 툭툭 치면서 "됐다"고 말렸다.
문 대행이 "저희 평의 결과가 그렇기 때문에 그걸 바꾸려면"이라며 설명에 나서자, 김 변호사는 문 대행의 말을 끊고 "법적 근거를 들어달라"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은 당황한 듯 재차 김 변호사의 팔을 치며 말렸고, 문 대행을 향해 손을 들고 "알겠습니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 대통령은 김 변호사를 진정시키듯 팔을 토닥였다.
문 대행은 "평의를 종합한 결과 불공정 재판이 될 우려가 있었다"며 "피청구인 지위가 국정 최고책임자이기에 증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직접 신문보다는 대리인을 통해서 하는 게 좋겠다고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꾸길 원하면 나가서 다시 의결해 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잘 알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답니다.
윤 대통령, 틈만 나면 '2030 청년 챙기기'…왜? -2025. 2. 7
12·3 비상계엄 사태로 탄핵 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2030 청년 챙기기'가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청년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상승세를 탄 여권 지지세를 2030 청년층이 견인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서울구치소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을 접견한 자리에서 "당이 하나가 돼서 20·30 청년들을 비롯해 국민께 희망을 만들어 달라"는 취지로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달 19일 서부지법 폭동이 발생했을 때는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대통령은 오늘 새벽 서부지법에서 발생한 상황을 전해 듣고 크게 놀라며 안타까워했다. 청년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소식에 가슴 아파하며 물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국가는 물론 개인에게도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이 집행된 지난달 15일 조사를 받으러 한남동 관저를 떠나 과천 공수처 청사로 이동 중 대통령실을 통해 공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서도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정말 재인식하게 되고 여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답니다.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친필 편지에서도 "최근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이 우리나라의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주권자로서 권리와 책임 의식을 가지게 된 것을 보면, 국민들께 국가 위기 상황을 알리고 호소하길 잘했다고 생각되고 깊은 감사를 느끼게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청년층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전'에 체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식 통로도 열어주고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지난 3일부터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홈페이지를 열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장외 여론전에 본격 나섰다. 국민변호인단장을 맡은 석동현 변호사(65·사법연수원 15기)는 지난 2일 "윤 대통령의 국민변호인단은 법률상 변호사는 아니지만 윤 대통령을 위하고 돕겠다는 일반 시민과 특히 청년분들이 전국 각지에서 체계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하는 임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엔 "20대·30대 청년들의 현실 자각과 참여가 너무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변호인단 구성 초반에는 윤 대통령의 서울대 동문이나 검사 출신들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40대의 젊은 변호사들도 변호인단에 합류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계리(41·42기)·배의철(48·41기)·이동찬(44·변호사시험 3회) 변호사 등이 대표적이랍니다.
여권 관계자는 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기존 고정 지지층인 6070세대의 결집뿐만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및 반중 정서 등에 반감을 가진 2030세대의 결집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세를 끌어올린 뒤 유지시켜주는 모습"이라며 "여론 재판 성격이 강한 헌재의 판결을 유리하게 이끌어 내는 것은 물론 만약에 치러질 조기 대선 정국에서 유리한 정치적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해선 여론전이 필수인 만큼, 윤 대통령의 2030세대 챙기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