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결국 4선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큰 책임감을 느끼며 공약을 차근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6일 오후 서울 종로 축구회관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열었답니다.
4선을 노리는 현 정몽규 HDC 회장, 허정무 전 국가대표 감독, 신문선 전 해설위원의 3파전으로 열리는 이번 선거는 26일 오후 1시 소견발표 후 1차투표가 열린다. 유효투표총수의 과반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진행해 회장을 선출한다.
정몽규 후보에 대한 국민 정서는 매우 좋지 못하다. 굳이 2010년대의 잘못을 들춰내지 않는다 할지라도 2020년대에만 승부조작범 사면 논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문제, 홍명보 감독 선임 문제, 40년 만의 올림픽 예선 탈락 등 수많은 과오로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열린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국정감사 등에서도 여러 발언들이 논란이 됐고 문체부 조사를 통해 중징계 요구를 받는 등 논란은 계속됐다. 그럼에도 4선에 나오겠다고 결심했고 후보 등록 후 갑자기 50억원을 축구계에 기부하겠다는 발언으로 통해 다시금 화제가 됐습니다.
정몽규 회장이 있는 12년간 그의 기업 HDC에서는 55억원 가량을 출연하긴 했지만 정 회장 사재로는 고작 3000만원밖에 기부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져 '개인이 기부하는 것과 기업으로 기부하는 것은 다르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제와서 5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것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던 부분.
정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12년 동안 3000만원 냈다고 말씀하시던데, 축구인들에게 낸 밥값만 해도, 그 100배는 안 돼도 몇십 배는 될 것이다. 감독 선임 비용, 월드컵 포상금 등 많이 들었는데, 내 생각으로는 좀 억울하다"라며 방어하기도 했다.
현대가가 축구계에 워낙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축구계에서는 '현대가가 축구회장직을 맡지 못하면 후폭풍이 두렵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현대가를 통해 축구계에 적을 두고 있는 이들은 행여 정 회장이 4선에 실패하며 현대가와 축구계의 연이 끊어질 때 어떤 후폭풍이 올지 걱정하는 것이랍니다
국민 정서는 좋지 못하다고 할지라도 축구계에는 현대가의 영향력이 워낙 큰 현실이라 축구인들의 생각은 국민 정서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
투표권을 가진 한 축구인은 "이변은 없을 것"이라며 정몽규 회장의 당선을 확신하는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오후 1시부터 진행된 세 후보의 소견 발표가 끝나고 오후 2시부터 1차 투표가 시작됐고 오후 4시에 종료됐다. K리그 각 구단 대표, 단장, 감독, 선수들이 투표를 위해 이날 축구회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투표 종료 즉시 개표가 이뤄졌고 오후 4시28분 결과가 발표됐다. 당선인은 정몽규 회장. 선거인단 192명중 183명이 투표해 무효표 하나가 있었고, 정몽규 156표, 신문선 11표, 허정무 15표로 정몽규 현 회장이 유효투표총수의 과반득표에 성공해 당선이 확정됐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임기는 당선 즉시 시작되며 종료 시점은 2029년 초 정관이 정하는 정기총회까지다.
정 회장은 당선 확정 후 당선증 수령을 위해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단상에 올라 소감을 전했다.
정 회장은 "많은 지지를 해주셨기에 커다란 책임을 쥐고 있다. 지금까지 약속한 공약을 차근차근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말했답니다.
이어 "이번처럼 200명 넘는 선거인을 만난 건 처음이다. 다양한 분야의 선거인들을 만나며, 축구인들이 원하는 것들을 더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축구인들을 찾아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급하고 중요한 사항들은 빨리 소통해나가며 고쳐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정부와 갈등에 대해서는 "방향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정 회장은 "놀랍게도 많은 분이 투표에 참여했다. 모든 축구인들을 위해 열심히 하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다. 첫 선거도 역전승이어서 짜릿했지만, 이번 선거는 모든 축구인들이 참여한 축제여서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도 의사결정 과정을 잘 설명하면 오해를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