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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학 지휘자 나이 프로필 고향 학력 부인 아내 결혼카테고리 없음 2025. 4. 2. 12:10
춤추는 공대 출신 지휘자 "처음 지휘하면서 춤춰 봤더니···"
-2025. 3. 22.
엄숙해야 할 것 같은 지휘자가 클래식을 연주하면서, 지휘하는지 춤을 추는지 헷갈릴 정도로 신나게 지휘합니다. 지휘자는 카리스마 있고 무게감 있는 이미지였는데, 그런 관념을 모두 무너뜨린 지휘자가 있는 것입니다.왠지 지휘자 하면 진지하고 어려울 것 같은 이미지와는 다르게 음악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매력적인 지휘자, 영남대학교 백윤학 교수님을 만나봤습니다.
Q. 교수님 안녕하세요?
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Q. 반갑습니다. 교수님,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저는 지휘자 백윤학이고요. 지금 영남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지휘는 언제 시작했나?
A. 어렸을 때 사촌 누나한테 제가 피아노를 배웠어요. 개인 레슨을 받아서 그게 제가 처음 접했던 클래식이었던 것 같아요. 대학교에 가서 동아리 활동을 했어요. 합창 동아리였고, 아마추어 합창 동아리였는데 당연히 지휘자가 있는데, 이 지휘자는 보통 음악 대학에서 전공하는 남학생들이 와서 했었어요.
제가 대학교 3학년이 될 때 그러한 남학생이 없었던 거예요. 지휘할 학생이 없었는데 그때 제가 좀 음악에 관심도 많고 음대에 가서 수업도 많이 듣고 이러니까 "그러면 (지휘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 그래서 지휘를 맡게 됐던 것이죠.
Q. 공학도가 음악가가 되면 장점은?
A. 제 전공은 원래 공학, 과학 이쪽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음악하고도 좀 통하는 면이 많이 있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하고요. 그렇게 뭔가 완전히 다르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공학이란 과학을 전공했지만 음악 전공하는 게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나중에 공부하다 보니까 음악이라는 것과 수학, 과학이 꽤 밀접한 관련이 있더라고요.
실제로 음악은 단순히 말하면 우리 고막에 전달되는 진동의 조합이거든요? 피부에다가 문지르는 게 있을 거고 빨리 문지르는 게 있을 거고 이런 걸 몇 개를 했는데 사람이 감동하는 거예요. 이렇게 보면 사실은 음악은 순수 물리 현상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어떤 조합은 수학적인 걸로 또 해석할 수 있고.
제가 공대를 나왔던 게 음악을 이전에 안 했다는 얘기도 되지만 반대로 음악을 조금 더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균형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해 줬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오히려 저한테는 장점이 됐던 적도 꽤 많았지 않았는지 생각합니다.
Q. 갑자기 지휘하겠다, 음악을 하시겠다고 하면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A. 예, 반대가 많았죠. 부모님도 반대 많이 하시고, 처음에는 취미로 한다고 생각했는데 전공을 하겠다고 제가 말씀드리니까 굉장히 불편해하시고 힘들어하시고··· 그런데 아버지가 어느 날 퇴근하셔서 말씀하셨어요. 그동안 우리한테 좋은 아들로 살았으니까, 앞으로는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라, 이렇게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했죠. 그 당시에도 잘 모르셨어요, 음악을 부모님도 저희 집안에는. 그래서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지원하시기에는 모르시는 게 너무 많았죠. 그런데 뭐 그런 게 저한테는 장애였던 적은 없고 오히려 마음으로 지지를 더 많이 해 주시니까 모르시면서도 어떻게든 안타까워하시고 그래서 그게 더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정말로 저한테는.
Q. 춤추며 지휘하는 이유는?
A. 저는 어쨌든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게 중요한데 제(지휘자)가 어떤 동작을 하면 그건 음악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지휘자) 동작에서 음악이 보여야 하고 그거를 본 단원들이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그에 맞는 음악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정말 재미있고 상큼하고 발랄한 음악인데 제가 '따라와' 이렇게 하면 그거는 제 생각엔 위선인 것 같아요. 나는 지위를 이렇게 하지만 너희들은 재미있게 음악을 해라 이러면 사실 쉽지 않죠. 아이들 보고 웃으라고 얘기를 하는데 '웃어 웃어' 하면 웃지 않죠. 막 웃어주면 애들이 웃겠죠. 저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유명해진 곡들, 알라딘이라든지 지브리, 토토로 같은 경우는 사실 음악은 단순한 편이에요. 좋은 음악이고 사람들한테 감동을 주는 건 맞지만 어떤 단계로 보면 되게 단순한 음악인데, 이런 음악을 제가 공부를 하는 게 제 공부의 목적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쉽게 할 수 있었고 이런 거를 관객들이 좋아할지 생각했는데 너무 많은 관객이 이런 곡들을 좋아해 주시고 저희 클래식 음악하는 사람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가 어떻게 하면 많은 대중들에게 이 좋은 예술을 알릴까였는데, 제가 공부했던 베토벤, 브람스, 마일러, 바그너 같은 작곡가들만 어떻게 알릴까만 생각했는데 일단은 관객이 와야 되잖아요. 음악회장으로···
그러한 면에서 이러한 알라딘이라든지 지브리, 토토로 음악이 매우 큰 역할을 한 거예요. 저는 연주회 가서 끝나고 앙코르 할 때 꼭 여쭤봐요. 관객분들한테 처음 오신 분들, 매우 많은 분이 오시는데··· 후기를 써달라고 말씀을 드리는데 많은 분이 오케스트라를 처음 왔는데 이렇게 좋은 걸 왜 몰랐을까? 앞으로도 자주 오시고 싶다는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 저한테는 단순한 음악을 지휘하는 어떻게 보면 큰 부담감이 없는 연주였는데 지금은 매우 큰 사명감을 느끼고 있죠.
Q.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어떤 반응인지 너무 궁금합니다.
A. 처음에는 막 이렇게 웃고 좀 어떻게 보면 그러셨는데 나중에는 단원분들이 오히려 더 반응을 많이 해 주시고··· 그런데 이 단원들이 사실은 바빠요. 네 음표를 막 연주를 해야 하니까, 그리고 많은 음표를 되게 연주해야 하니까 되게 바쁘고 신경도 많이 써야 하고 이러는데, 그래서 어떨 때는 지휘자는 춤추고 있는데 단원분들은 되게 조용하고 엄숙해 보일 수도 있는데 그건 다 사실 이유가 있어서 그래요. 그런데 단원분들이 좀 많이 호응해 주셨죠. 그러니까 관객분들이 더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그 부분이 되게 컸던 것 같아요.
Q. 왜 지역 연주장에서는 (교수님을) 잘 뵐 수 없을까요?
A.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긴 한 것 같은데 달리 말하면 여기 계신 분들이 다른 지역 가서 연주하는 건 또 쉽지는 않아요. 서울이 가장 큰 무대이긴 한데 음악이라는 게 사실은 자리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기존의 분들이 잘하고 계실 때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기는 사실 쉽지는 않고 다 어디나 그 비슷한 것 같아요. 그 지역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그 지역 분들이 일단은 대다수를 차지하고 대구가 수준이 높아서 사실은 제가 오기 힘든 부분도 많이 있고... 좀 찾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백윤학 교수는 어떤 교수인가?
A. 제가 어떤 교수님이 되고 싶냐, 학생들한테 그러면··· 지식을 전달해 주는 것도 중요한데 학생들의 마음에 힘이 됐으면 정말로 좋겠어요.
영남대학교가 1년에 두 번 정도 연주를 해요. 11월에 연주할 때는 졸업하는 학생들이 있으니까, 제가 그때 학생들 이름 하나씩 불러주면서 이렇게 일으켜 세워요. 박수받고 그다음에 계신 분 중에서 우리 학교 동문이신 분들한테 우리 졸업생들이 이제 졸업을 합니다. 4년 동안 학교를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고 학교를 빛내기 위해서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연주했고 음악을 하니까 어떻게 보면 더 불안할 수 있지만 음악을 해서 더 행복할 수 있으니까 많은 응원해 달라고···
음악하시는 학생들에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음악을 하는 거는 굉장히 행복한 거거든요. 어떤 일이 있어도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음악을 통해서 위안받을 수 있으니까 이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힘들 때 옆에 음악이 있다.
Q. 백윤학 지휘자란?
A. "백윤학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지휘자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던 것입니다
원래는 저도 그 사람은 되게 인간성이 좋아 이런 얘기를 들으면 그걸 좀 약간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실력이 없고 인간성이 좋다는 것만 부각되나 생각했는데, 저는 연주자를 상대하는 음악가거든요. 악기를 상대하는 게 아니잖아요. 생명이 있는 연주자를 상대하기 때문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이 사람들이 연주를 잘하게 하는 게 제 임무인 거예요. 그런데 제가 가진 지식도 중요하지만,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가 그분들의 마음을 열고 연주할 마음이 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그게 지휘자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이 된답니다